선거가 끝나고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진영 갈등은 식을 줄 모릅니다. 현재 벌어 지고 있는 부정 투표에 대한 시민들의 항의와 시위, 당연한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여론조사와 사회학계의 연구를 보면, 대한민국 국민 10명 중 8명이 '우리 사회의 정치적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변할 정도입니다. 한반도의 붕당에 대한 갈등은 태곳적부터 있었던 현상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이유들을 예전부터 알고 무의식에 각인 되어 있지요. 특히 이러한 갈등은 40대와 50대 중년층이 모이는 동창회, 지역 모임, 명절 가족 모임 등에서 가장 뜨겁게 폭발합니다. 수십 년을 함께 지내온 고향 선후배나 절친한 친구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지지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서로 등을 돌리거나 격렬한 말다툼을 벌이는 현상이 일상 곳곳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제주농부 정기자입니다. 제주의 좁은 지역 사회가 정치 때문에 얼마나 쉽게 갈라지는지 눈으로 보면서 고립된 섬 지역에서는 정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까지 형님, 아우 하며 서귀포 앞바다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던 삼춘들이, 선거철만 되면 "저놈은 저쪽 줄이다"라며 눈을 부릅뜹니다. 왜 나이를 먹을수록 우리는 이렇게 쉽게 편을 가르고, 내 편이 아니면 무조건 적으로 돌릴까요? 이 현상을 아주 쉽게 설명해 주는 심리학 이론 2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심리학자 앙리 타지펠(Henri Tajfel)이 발표한 '사회 정체성 이론(Social Identity Theory)'입니다. 사람은 아무런 이유가 없어도 아주 사소한 공통점만 있으면 순식간에 편을 가르는 본능이 있습니다. 실험에서 사람들을 동전 던지기로 앞면 팀, 뒷면 팀으로 대충 나눠놓기만 했는데도, 사람들은 자기 팀 사람에게 점수를 더 많이 주고 상대 팀 사람을 깎아내렸습니다. 하물며 '정치'라는 거대한 명분이 주어지면 우리 안의 '부족 본능(Tribalism)'이 깨어나는 건 순식간입니다. 정당을 지지하는 게 아니라, 원시 시대처럼 동굴 안에 모여 살며 다른 부족을 공격하는 행동을 현대식으로 하고 있는 겁니다. 젤 쉽게 이해할 수 있는것이 초등학교 운동회지요. 옆집 철수는 청팀, 우리는 백팀. 그 순간 어제까지 같이 김밥싸며, 내일 즐겁게 지낼 생각이었으나, 순식간에 적이 됩니다. 즐거워야할 점심시간도 어색한 정적이 흐를 수밖에 없는 대부분 그런 경험은 해보셨을듯요?????
두 번째는 '정체성 융합(Identity Fusion)' 현상입니다. 중년이 되면 직장에서도 밀려나고 자식들도 자라면서 나만의 자아, 즉 '내가 누구인지' 증명할 길이 줄어듭니다. 이때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열렬히 지지하면서 '그 정당의 힘=나의 힘'이라고 착각하게 됩니다. 하물려, 유세 현장에서 특정 정당 후보나, 지지 나온 유명 정치인과 악수를 하게 되면 바로 내 지인 되는, 그들만의 정치 이론이 확고해 지면서 , 정당과 내 정체성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술자리에서 누군가 내가 지지하는 후보를 비판하면, 내 의견을 반박하는 게 아니라 '나라는 사람 자체를 공격하고 모욕하는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이성을 잃고 핏대를 세우며 싸우게 되는 것입니다. 이건 논리의 문제가 아니라, 내 자존심을 지키려는 본능의 문제입니다. 혹여라도 영업을 하려하는 대상이 A정당을 지지한다면 당신도 그 순간만큼은 A정당의 열성 지지자가 되어 보세요. 당신의 영업확률이 확~~~ 올라갈 것입니다.
단순하면서도 가장 쉬운 방법이지요.

생존자여러분, 그리고 선후배님들, 우리가 술집에서 오랜 친구와 얼굴을 붉히고 절교 선언을 한들, 우리가 지지하는 정치인들이 우리 이름을 알아줄까요?
그들은 선거가 끝나면 자기들끼리 국회 의원회관에서 웃으며 악수하고 밥을 먹는 '정치 프로'들입니다.
정작 아마추어인 우리만 목숨 걸고 싸우다가 수십 년짜리 소중한 인간관계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있는 것입니다.
여의도 의원회관 식당에 가보면 여,야를 막론하고 다같이 앉아 식사를 합니다. 그들은 정치인이 직업일 뿐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 학연, 지연, 그 이상 그 이하도 없습니다. 그들은 직업 정치인일 뿐이고, 정치 판이라는 드라마에 출연하는 주연이자, 조연인 연기자들일 뿐입니다.
내 삶의 허전함과 외로움을 정치 정당이라는 '가짜 부족' 안에서 채우려고 하지 마십시오. 상대방이 나와 다른 정치 성향을 가졌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인 것은 아닙니다. 그저 살아온 환경과 생각의 필터가 다를 뿐입니다. 술자리에서 정치 이야기가 나오면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 하고 부드럽게 넘기는 메타인지를 발휘해 봅시다.
이제 남의 권력 싸움에 내 감정과 인간관계를 저당 잡히는 한심한 노릇은 그만합시다. 스마트폰 속 가짜 뉴스 단톡방에서 나와, 당장 내 곁에 있는 진짜 내 편인 가족들의 손을 잡고, 내 일터의 사람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십시오. 정치인은 우리를 책임져주지 않지만, 내 곁의 친구와 가족은 내가 힘들 때 진짜 소주 한 잔 사줄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진짜 내 삶의 영토를 지키는 것, 그것이 우리 중년들이 가져야 할 진짜 지혜입니다.

[클리프행어]
부족 본능 때문에 편을 가르는 것까지는 이해했는데, 왜 우리는 갈수록 더 눈이 멀어질까요? 뻔히 보이는 거짓말과 찌라시 뉴스조차 "이게 진짜 팩트"라며 믿어버리는 중년들의 기이한 심리 상태. 그 뒤에는 우리 눈을 가리는 유튜브 알고리즘과 거대한 심리적 덫이 숨어있습니다.
— 다음 5편 <나는 사실을 보지 않는다: 확증 편향과 유튜브 알고리즘의 공모>에서 아주 알기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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