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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생존가 건강이야기

중년이 정치 음모론에 낚이는 심리학, 선거날 내가 개표소에 있던 이유

by 제주 정기자 2026. 6. 4.

  6월 3일 선거가 남긴 후폭풍, 술자리를 지배한 카더라 소문과 음모론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난 6월4일 , 대한민국 전역의 식당과 술자리는 온통 정치 이야기로 가득 찼습니다. 직업과 지위를 불문하고 수많은 4060 중년층이 모여 선거 결과의 막전막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러나 이 대화들의 상당수는 공인된 언론의 팩트 보도보다는 "누가 뒤에서 밀어줬다더라", "어느 캠프에서 어떤 공작을 했다더라"와 같은 출처 불명의 음모론과 '카더라' 소문이 주를 이룹니다. 스마트폰 화면 속 유튜브 정치 채널과 카카오톡 단체방을 통해 유포된 검증되지 않은 찌라시 정보들이 중년층의 대화를 지배하며, 진위 확인도 없이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현상이전국 중년남,녀들의 일상 대화가 된 지금, 저는 궁금했습니다. '왜' , '누구를', '무엇을위해서' 이런 말들이 그들에게는 일상 대화가 돼었을까?

 

[ 술자리 테이블 위 놓인 정치 뉴스 화면의 스마트폰]

 

안녕하십니까, 제주농부 정기자입니다.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난독증이 걸릴 정도로 노트북 화면과 싸우면서 지난 30일 동안 제주의 한 선거 캠프 정책실 한구석에서 갇혀 지내다시피 했습니다. 연설문을 쓰고 공약을 다듬으며 꼬박 한 달을 구른 끝에 겨우 '출소'했습니다. 

몸은 피곤하고, 일이 끝나면 항상 숙소에서 혼술로 체력은 바닦에 날데로 나있고, 과연 운전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를 몸상태로 집에 들어오자마자 씻지도 못하고 쇼파에서 기절을 했네요. 

 

매번 선거라는 국가적 이벤트가 있을 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를 반복하였지만, 어느샌가 정책실 골방에 갖혀서  또 무언가를 쓰고 있고, 또 무언가를 고민하는 제모습을 볼때 평소 입버릇 처럼 하는 말이 '난 정치 무관여자다.'라고 하는 제모습이 참으로 무색하더 군요.  항상  선거때만 되면  무언가 알 수 없는 거대한 자석에 이끌리듯 그 자리에 가 있었던 겁니다. 평생 정치 찌라시나 음모론을 메일함의 스팸 메시지 취급하며 "나는 정치 따위에 선동되지 않는 차분하고 합리적인 지식인"이라 자부하던 제가 말입니다.

 

왜 우리 중년들은 이 시기만 되면 정치에 미치고, 술자리 테이블을 음모론으로 채울까요? 심리학은 이를 '자기 귀인 오류(Self-Attribution Bias)''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로 명확하게 설명합니다.

사회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가 1957년에 정립한 '인지 부조화'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이 믿는 신념과 실제 행동이 일치하지 않을 때 엄청난 심리적 불편함을 느낍니다. 이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뇌는 아주 영리한 '합리화'를 시작하죠.

"나는 정치에 과몰입하는 한심한 사람이 아니다" (신념)
"하지만 밤새 유튜브 개표 방송을 보고, 개표소까지 찾아가 눈을 켜고 있다" (行動)

이 두 가지가 충돌할 때, 중년의 뇌는 자기 귀인 오류를 범하며 핑계를 만듭니다.

 

"내가 나라를 걱정하는 애국자라서 그래", "나는 전직 기자니까 취재하러 간 거야",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정책 동향을 봐야 하니까"라며 자기 행동의 원인을 그럴듯한 외적 명분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개표소 전광판을 응시하는 50대 남성의 뒷모습]

술자리에서 음모론을 침 튀기며 설명하는 동년배 선후배들도 똑같습니다. 소문의 진위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나는 남들이 모르는 세상의 비밀(음모)을 알고 있는 똑똑한 사람"이라는 자아를 지키기 위해, 뇌가 가짜뉴스를 사실로 믿어버리는 인지 부조화의 합리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입니다. 20대 때는 쳐다도 안 보던 정치에 45세가 넘어가면서 이토록 집착하게 되는 것은, 우리의 이성이 흐려져서가 아니라 우리 내면의 어떤 결핍을 정치가 교묘하게 건드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 클릭을 멈추고 내면의 질문을 마주하라

 

이 글을 클릭해서 여기까지 읽고 계신 생존자여러분, 그리고 선후배님들. 당신이 이 글을 누른 순간, 이미 당신의 무의식도 "왜 나는 이토록 정치에 열광하고 분노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 것입니다. 그 질문을 가만히 응시하는 것 자체가 인지 부조화의 덫에서 빠져나오는 첫걸음입니다.

우리가 술자리에서 밤새 음모론을 검증하려 애써봤자, 그것은 우리 삶의 진짜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합니다. 내일 아침 당장 서귀포 밭에 나가 돌봐야 할 감귤 나무의 상태, 당장 얼어붙은 골목상권에서 내 비즈니스를 어떻게 생존시킬지 같은 진짜 현실로부터 도망치기 위한 '값싼 도파민 분출구'로 정치를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합니다. '나랏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나라를 위해 일하는 것을 말하지요. 그것이 내생활에 무엇을 줄 수 있고, 그 일 이 얼마나 나에게 도움이 될지? 우리는 스스로를 인지부조화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것 처럼 아아주작은 머리카락 같은 인연의 끈을 잡고 나와 관계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나이에 사업을 하면, 다 필요한 것이니 난 꼭 알아야해, 이렇게 스스로에게 최면을 거는 것이지요. 

그리로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내가 정치에 미쳐있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통제권을 잃어버린 불안감을 정치라는 거대한 판을 통해 대리 만족하려는 심리적 방어기제임을 인정합시다. 찌라시 가득한 스마트폰을 잠시 뒤집어 놓고, 오늘 밤은 내 지갑과 내 가족의 얼굴을 먼저 들여다보는 것이 진짜 중년의 성숙함입니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창밖 제주 풍경을 바라보는 중년 남성]

[클리프행어]
이 심리적 합리화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20대 청년들과 달리, 왜 하필 '40대 중반'을 넘어선 중년의 뇌에서 유독 이러한 정치적 광분이 폭발하는 걸까요? 신경과학자들은 중년의 뇌 구조와 호르몬에 그 충격적인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말합니다.

 

다음 2편 <중년의 뇌가 켜졌다: 40이 넘으면 정치에 반응하는 신경과학적 이유>에서 그 비밀을 벗겨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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