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 선거가 남긴 후폭풍, 술자리를 지배한 카더라 소문과 음모론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난 6월4일 , 대한민국 전역의 식당과 술자리는 온통 정치 이야기로 가득 찼습니다. 직업과 지위를 불문하고 수많은 4060 중년층이 모여 선거 결과의 막전막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러나 이 대화들의 상당수는 공인된 언론의 팩트 보도보다는 "누가 뒤에서 밀어줬다더라", "어느 캠프에서 어떤 공작을 했다더라"와 같은 출처 불명의 음모론과 '카더라' 소문이 주를 이룹니다. 스마트폰 화면 속 유튜브 정치 채널과 카카오톡 단체방을 통해 유포된 검증되지 않은 찌라시 정보들이 중년층의 대화를 지배하며, 진위 확인도 없이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현상이전국 중년남,녀들의 일상 대화가 된 지금, 저는 궁금했습니다. '왜' , '누구를', '무엇을위해서' 이런 말들이 그들에게는 일상 대화가 돼었을까?

안녕하십니까, 제주농부 정기자입니다.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난독증이 걸릴 정도로 노트북 화면과 싸우면서 지난 30일 동안 제주의 한 선거 캠프 정책실 한구석에서 갇혀 지내다시피 했습니다. 연설문을 쓰고 공약을 다듬으며 꼬박 한 달을 구른 끝에 겨우 '출소'했습니다.
몸은 피곤하고, 일이 끝나면 항상 숙소에서 혼술로 체력은 바닦에 날데로 나있고, 과연 운전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를 몸상태로 집에 들어오자마자 씻지도 못하고 쇼파에서 기절을 했네요.
매번 선거라는 국가적 이벤트가 있을 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를 반복하였지만, 어느샌가 정책실 골방에 갖혀서 또 무언가를 쓰고 있고, 또 무언가를 고민하는 제모습을 볼때 평소 입버릇 처럼 하는 말이 '난 정치 무관여자다.'라고 하는 제모습이 참으로 무색하더 군요. 항상 선거때만 되면 무언가 알 수 없는 거대한 자석에 이끌리듯 그 자리에 가 있었던 겁니다. 평생 정치 찌라시나 음모론을 메일함의 스팸 메시지 취급하며 "나는 정치 따위에 선동되지 않는 차분하고 합리적인 지식인"이라 자부하던 제가 말입니다.
왜 우리 중년들은 이 시기만 되면 정치에 미치고, 술자리 테이블을 음모론으로 채울까요? 심리학은 이를 '자기 귀인 오류(Self-Attribution Bias)'와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로 명확하게 설명합니다.
사회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가 1957년에 정립한 '인지 부조화'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이 믿는 신념과 실제 행동이 일치하지 않을 때 엄청난 심리적 불편함을 느낍니다. 이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뇌는 아주 영리한 '합리화'를 시작하죠.
"나는 정치에 과몰입하는 한심한 사람이 아니다" (신념)
"하지만 밤새 유튜브 개표 방송을 보고, 개표소까지 찾아가 눈을 켜고 있다" (行動)
이 두 가지가 충돌할 때, 중년의 뇌는 자기 귀인 오류를 범하며 핑계를 만듭니다.
"내가 나라를 걱정하는 애국자라서 그래", "나는 전직 기자니까 취재하러 간 거야",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정책 동향을 봐야 하니까"라며 자기 행동의 원인을 그럴듯한 외적 명분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술자리에서 음모론을 침 튀기며 설명하는 동년배 선후배들도 똑같습니다. 소문의 진위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나는 남들이 모르는 세상의 비밀(음모)을 알고 있는 똑똑한 사람"이라는 자아를 지키기 위해, 뇌가 가짜뉴스를 사실로 믿어버리는 인지 부조화의 합리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입니다. 20대 때는 쳐다도 안 보던 정치에 45세가 넘어가면서 이토록 집착하게 되는 것은, 우리의 이성이 흐려져서가 아니라 우리 내면의 어떤 결핍을 정치가 교묘하게 건드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 클릭을 멈추고 내면의 질문을 마주하라
이 글을 클릭해서 여기까지 읽고 계신 생존자여러분, 그리고 선후배님들. 당신이 이 글을 누른 순간, 이미 당신의 무의식도 "왜 나는 이토록 정치에 열광하고 분노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 것입니다. 그 질문을 가만히 응시하는 것 자체가 인지 부조화의 덫에서 빠져나오는 첫걸음입니다.
우리가 술자리에서 밤새 음모론을 검증하려 애써봤자, 그것은 우리 삶의 진짜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합니다. 내일 아침 당장 서귀포 밭에 나가 돌봐야 할 감귤 나무의 상태, 당장 얼어붙은 골목상권에서 내 비즈니스를 어떻게 생존시킬지 같은 진짜 현실로부터 도망치기 위한 '값싼 도파민 분출구'로 정치를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합니다. '나랏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나라를 위해 일하는 것을 말하지요. 그것이 내생활에 무엇을 줄 수 있고, 그 일 이 얼마나 나에게 도움이 될지? 우리는 스스로를 인지부조화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것 처럼 아아주작은 머리카락 같은 인연의 끈을 잡고 나와 관계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나이에 사업을 하면, 다 필요한 것이니 난 꼭 알아야해, 이렇게 스스로에게 최면을 거는 것이지요.
그리로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내가 정치에 미쳐있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통제권을 잃어버린 불안감을 정치라는 거대한 판을 통해 대리 만족하려는 심리적 방어기제임을 인정합시다. 찌라시 가득한 스마트폰을 잠시 뒤집어 놓고, 오늘 밤은 내 지갑과 내 가족의 얼굴을 먼저 들여다보는 것이 진짜 중년의 성숙함입니다.

[클리프행어]
이 심리적 합리화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20대 청년들과 달리, 왜 하필 '40대 중반'을 넘어선 중년의 뇌에서 유독 이러한 정치적 광분이 폭발하는 걸까요? 신경과학자들은 중년의 뇌 구조와 호르몬에 그 충격적인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말합니다.
— 다음 2편 <중년의 뇌가 켜졌다: 40이 넘으면 정치에 반응하는 신경과학적 이유>에서 그 비밀을 벗겨냅니다.
#중년정치심리 #선거심리학 #인지부조화 #자기귀인오류 #제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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